한국 사회의 문제 10, 북한과 동북아시아 문제
- 박동수 입니다.
- 2021년 8월 19일
- 9분 분량
북한과 동북 아시아 문제
1. 저출산에 고령화
2. 저성장과 산업 경쟁력 약화
3. 사회의 양극화
4. 미세먼지 등의 자연재해
5. 교육과 입시
6. 청년실업
7. 빈곤한 노년층, 노후 대책
8. 여성, 남성의 갈등
9. 북한과 동북아시아 문제
10. 정치불신과 이념 간의 갈등
1980년 한국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곧바로 들어온 독일 생활, 전체의 내 독일 생활 가운데 나에게 가장 큰 충격과 감동으로 겪은 역사적 사건은 독일의 통일이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에 내가 받았던 충격, 그리고 일 년의 기간을 통일 작업을 마치고 양 국가의 합의로 만들어낸 1990년 10월 3일 통일은 감동이었다. 반공교육으로 공산주의를, 적으로 상대해야 하는 공산국가들에 대한 나의 생각이 혼란스러웠다. 당시 통일이라는 과업에서는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지만 동독인들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는 서독사람들에 깊은 존경의 마음으로 연결이 되었다. 처음에 혼란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독의 공산정권이 민중들의 자유의지를 막지 못하면서 민주선거를 통하여 장벽과 같이 무너지는 사건을 경험하면서 이다. 그 후 새로 세워진 동독 정부와 통일의 과업으로 가는 1년은 협상과 양보 가운데 천천히 진행되면서 다음 해 1990년으로 하나의 독일로 만들어진다. 반공으로 철저하게 뭉친 한국인으로 동독 공산주의와의 협상을 진행하는 독일이 나에겐 생소한 경험을 주었다. 내가 몸으로 익힌 반공과 독일인들이 만들어내는 통일의 과정이 어울리지가 않았다.
오늘 한국이 가지고 있는 문제 10가지 가운데 마지막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적기까지 매우 긴 시간을 보내었다. 내가 경험하였다는 독일의 공산권과의 관계,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내 생각은 지금 한국에 겪는 북한과의 갈등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독일에서 북한을 보는 눈으로 정리를 한다. 독일내 북한 전문가, 동북아시아 정세에 매우 밝은 지식을 가진 전문가의 보고서와 연구 내용을 같이 소개를 하면서 북한과, 동북아시아 관계를 이들은 어떻게 보고 있는가 를 블로그에 올린다.
아시아의 균형잡기라는 주제로 2021년 5월 23일 Herbert Wulf교수, 본 평화연구소, 가 발표한 논문으로
미국, 중국과의 경쟁, 북한과의 핵분쟁 해결 중 어느 쪽의 이해관계가 우세한가? 하는 제목이다
Joe Biden 새 대통령의 미국 정부는 정치적 우선순위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4년의 불규칙한 트럼프 시대 이후에 필요하게 요구되는 중요한 점이다. 복잡한 국내문제에서 부터 해외 동맹국간의 문제 그리고 적대국과의 관계등이 늘어서 있다.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 동시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 러시아와의 복잡한 관계, NATO 내부의 혼란스러운 관계, 노스 스트림 2 가스 파이프 라인으로 인한 독일 정부의 민감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아시아에서의 관계가 풀어야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직접 통화한 정부 수반은 지난 4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5월 21일 문재인 대통령뿐이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북한과의 협상을 시작하라고 촉구하였다. 2022년 임기가 끝날 때까지 그는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라는 자신의 핵심 관심사를 실현할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시급하게 미국에 요청을 하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화합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1953년 6·25 전쟁종전 이후 체결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제거도 바이든 정부의 최우선 과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양국간의 이러한 목표와 그에 상당하는 국제법에 따른 상호 인정이 어떻게 달성되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과거 진행된 국가간의 협상에서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클린턴 행정부는 1990년대에 협상에서 좋은 진전을 이루었지만, 미국과 북한의 이해 상충으로 결국 실패하였고 당시 북한에는 아직 핵탄두가 없었다. 2000년대 부시 행정부는 당근과 채찍을 시도하면서, 협상과 제재를 실행하였다. 그러나 이 역시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미국의 강한 제재로 북한의 입장이 더욱 굳어지면서 실패하였다. 2008년 당시 부시 행정부 말기에 북한은 4개에서 6개 정도의 핵물질 탄두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평양의 김정은 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전략적 안정"으로 그것을 시도했다. 기존 조건에서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북한에 대한 압력은 최소한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였으나 이것은 다시 실패하였다. 오바마의 임기가 끝나면서 북한은 25개의 핵탄두를 갖게 되었다.
도널드 트럼프는 세간의 이목을 끄는 사진 촬영 기회와 그의 유명한 "거래"로 그것을 시도하였다. 트럼프와 김 위원장이 한반도의 비핵화에 동의했지만 이 시도 역시 비참하게 실패하였다. 회의의 성명서는 실제적인 진전을 이루기에는 너무 모호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4년 동안 핵무기를 두 배로 늘려 최대 45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음을 추정한다.
지금 문 대통령의 방한 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의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회담의 공동 최종 선언이나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대북정책 지침은 앞으로의 모습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외교 대화로 돌아가고 싶다"고 한다.
분명히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국의 대통령이 “조정되고 실천 지향적인 외교에 대한 단계적 접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평양의 김정은 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독재자의 누이 김여정은 미국의 이러한 부드러운 공격을 미심쩍은 듯 가혹하고 용맹스러운 반응으로 거부하였다. 그는 „힘에는 힘, 선의에는 선의로“ 대할 것을 미국에 경고하였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생존의 문제"인 반면, 미국은 아시아에서 다른 여러 대외 및 경제적 이익을 추구한다. 워싱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에 대한 동맹국의 동원인 것 같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는 최근 2007년부터 존재해 왔으며 이후 다소 소홀했던 이른바 쿼드 안보 대화를 재활성화하고 있다. 중국의 공격적인 외교안보정책에 대해 쿼드 파트너 국가들 사이에 명확한 합의가 있지만, 한국에서도 이러한 두려움이 만연한 것은 아니다. 결국 중국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국이며, 한국 정부는 중국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 한국 정부는 중국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세 가지 금기를 고수하고 있다.
쿼드 이니셔티브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4개 국가는 5개 국가는 되지않을 것이다.
한미동맹은 승인하지만 일본을 포함하는 군사동맹은 원하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일제강점기 이후 상당히 긴장되어 왔으며 지금은 더욱 양국이 대립하고 있다. 일부 화해 시도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일 관계는 악화되기까지 했다.
한국의 전 정부가 수용했지만 중국이 도발로 여기는 미국의 사드, 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미사일 방어체계확대에 대한 것이다. 현 정부는 확장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기존의 미중 긴장에도 불구하고 김정은과 함께 중국과 한국이 개입하여 신중한 외교적 시도를 감히 할 것인가? 그리고 미국 정부가 인내심을 갖고 협상을 계속하기 위해 북한이 예상하는 도발을 무시할 것인가? 북한의 핵무기 폐기에 대한 '전부 아니면 무' 입장을 계속 고수할 것인가,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비공식적으로 인정할 것인가? 아니면 근사치에 접근하는 점진적인 경로가 가능할 것인가? 거의 모든 외교관습을 무시하고 국제법 위반에도 굴하지 않는 북한의 정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워싱턴의 외교 정책 전략은 여전히 명확하고 간단하지는 않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시절만큼 공개적으로 나에게 "찬성" 또는 "반대"를 외치지 않는다. 외교 정책의 원칙은 분명히 동맹국을 동원하여 중국에 대항하는 것이다. 일부 목표는 중국과의 대립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기 때문에 아시아에서는 미국을 위한 균형 조치가 있다. 그리고 한국도 줄타기를 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워싱턴의 대외정책 전략을 감안할 때 열려 있다.
서양에 뉴스로 잠시 뜨다가 사라지는 나라들이 있다. 그들은 서구 대중의 눈에 영구적인 문제가 아닌, 대부분은 미국 및 그 동맹국들과 수년간 분쟁을 벌여온 국가들로 제재로 인해 경제적 접촉이 거의 없는 국가들을 말한다. 북한이 그런 경우다. 북한이 미국 또는 한국과의 협상을 계속하거나 중단하고 있거나, 미사일을 시험하고 있거나, 현재와 같이 영양 결핍 또는 영양실조로 간주되는 약 1,100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혹독한 겨울을 보낼 것이라고 보고되지 않는 한, 거의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않을 것이다.
Martin Benninghoff, 베닝호프씨는 북한의 이러한 불안한 태도를 지속적으로 다루는 몇 안 되는 독일 언론인 중 한 명이다. 독일 연방의회와 다양한 언론에서 일한 정치 과학자이며 쾰른 저널리즘을 전공한 사람으로 현재 "FAZ,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편집자로 활동중이다. 그는 한반도를 거의 10년 동안 주제로 다룬 북한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그리고 여러 차례 방북한 이후 TV 프로그램 전문가로 거듭 초청되기도 한 인물이다.
Benninghoff는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조롱을 많이 당하는 나라로 묘사한다. 북한은 언뜻 보기에 로봇과 같은 주민들과 지구촌에서는 이미 사라진 시대 착오적인 공산주의로 인해 기이하고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선전, 노동 수용소, 독재 숭배 사이에서 고립된 국가는 비세계적이고 외딴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기자 베닝호프는 지금 부분적 화해와 위협적인 제스처 사이의 현 상황에서 김정은이 가진 이러한 북한 국민을 이끄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자문하기도 한다. 이론적으로 김정은은 국민을 더 나은 시대로 이끄는 실용적인 개혁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그는 구식의 비인간적인 이데올로기가 실제 이성을 뛰어넘는 겉모양으로만 마오주의자 헤어스타일을 흉내낸 인간일까?
Benninghoff는 김정은이 국가를 개방하고 경제적으로 개혁할 수 있으며 전임자들의 재임 기간 동안의 잔인한 억압 정책에서 분명히 벗어날 수 있다는 결정적인 선택에 직면해 있다고 보고 있다. Benninghoff는 북한은 다른 한편으로 기근과 비난에 대한 두려움이 일상 생활을 지배하고 세계와 단절된 사람들의 자유에 대한 소망이 도달할 수 없었던 북한의 가장 암울한 시대로의 회귀를 언급하기도 한다.
북한의 이야기는 미래에 어떻게 끝날까? Benninghoff는 상황을 명확하면서 조금은 무자비하게 설명한다. 권력의 촛점은 김정은에게 완전히 맞춰져 있고 그의 조상, 조부와 아버지는 계속해서 성인처럼 숭상되어야 한다. 그는 핵 프로그램을 추진했고 북한 내부와 국경 보안의 수준을 강화하였다. 경제적 이유는 그에게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베닝호프의 지극히 현실적인 분석에도 불구하고 북한 문제에 대한 간단한 해결책은 없다. 그는 지금 북한의 상황을 분실 및 차단된 것으로 설명한다. 아래로부터의 혁명, 위로부터의 쿠데타, 또는 전쟁만이 해방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국제사회, 무엇보다 강대국의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Benninghoff는 북한의 느린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관계 개선을 옹호하며, 그의 경험에 따르면 무엇보다 스포츠, 문화와 같은 먼 외곽에서의 접촉에서 부터 농업, 자연보호및 관광과 같은 비교적 이념적 영역이나 상대적으로 작을 수도 있을 경제 협력도 적합하다고 본다.
Benninghoff는 목표가 북한을 국제 협정에 포함시켜 통합하는 것이라 단언한다. 남북한이 올림픽 게임, 아마도 미래에 세계 축구선수권을 위해 또는 2019년에 이미 일어난 것처럼 공동 핸드볼 팀에서 공동 팀으로 합류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추천한다. 이는 정권이 조성한 적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정부에 김정은 정권과의 접촉을 지속 및 확대해 국가 지도자들 사이에 '핫라인'을 구축하고 정치·군사적 대화를 유지하며 온갖 제재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있는 공동 프로젝트를 모색할 것을 조언하였다.
반면에 서방은 베닝호프의 판단에 따라 당근과 채찍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 김정은에게 핵무기는 그의 안보 정책의 일부로서 단순히 잘 무장한 무기고 이상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베닝호프는 김정은에게 당분간 무기를 맡기고 완전한 불가역적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고 국제 사찰단이 모니터링하는 계약에 따라 핵 프로그램을 점진적으로 동결하는 것을 고려할 것을 권고한다. 이를 통해 Benninghoff는 개념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구현 가능성 측면에서도 설득력이 있어야 하는 경제적, 정치적 시나리오의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햄리-나이 보고서…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는 어찌될까?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의 기사 인용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 시작된 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 작업이 끝나 미 백악관 고위 당국자 2명은 23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우리는 재검토 작업의 마지막 단계(final stage)에 있다. 앞으로 4년 동안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끼칠 대북정책 재검토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이를 추정해 볼 두가지의 자료가 있는데….
백악관은 대북 정책 재검토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 시절 대북 정책을 담당했던 당국자들은 물론 1990년대 이후 대북 외교에 관여했던 모든 인물들, 미 행정부 내 여러 부처들, 한•일 등 동맹들을 상대로 의견을 광범위하게 들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이는 이례적으로 철저한(extraordinarily thorough) 과정”이라 했으니 정말 광범위하고 세밀한 재검토가 이뤄진 듯 보인다. 실제 바이든 행정부내의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예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정책 조정관으로 북한과 관계해 왔고, 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유산인 2018년 6-12 북-미 정상회담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미국 쪽 실무 당사자였다. 대북 외교의 전문가들이 들어와 지난 30년 동안 이뤄진 미 행정부의 대북 외교를 찬찬히 그리고 집요하게 들여다 본 것으로 보인다.
• “우리는 우리 앞에 있는 이 임무의 어려움에 대해 어떤 환상도 갖고 있지 않다. 우리는 북한과 외교에서 실망해 온 긴 역사를 갖고 있다. 기대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똑같았다. 우리는 실무모임(working group)도 해봤고, 가장 높은 레벨, 정상 레벨로도 노력했다.”
• “우리는 (지난 3월 18~19일앵커리지에서 중국과) 북한에 대해 토의했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대화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재검토를 진행 중인 우리 입장을 궁금해 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물론 우리의 재검토 결과에 대해 중국의 입장을 듣도록 관여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첫 걸음은 이 과정에서 우리의 동맹으로 연계하는 것이다.”
• “우리는 그런 대북 외교를 할 때 한국, 일본, 그리고 솔직히 말해 중국과도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 이것이 북핵 문제와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이익이 된다.”
•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동북아시아에서 우리의 핵심적인 파트너와 북한을 상대로 계속 관여정책을 펼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명확히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점이다.”
• “예를 들어 일본은 납치 문제에 매우 집중하고 있고, 한국은 남북 경협에서 무엇이 가능할지 민감한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이를 조심스럽게 듣고 고려할 것이다. 우리는 진지한 토론을 했고, 우리가 가려는 방향을 알려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추정할 수 있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할 것이지만, ‘쓸데없는환상’을 갖고 있지 않으며, 한-일은 물론 중국도 포괄하는 다자적 접근을 추진하면서도, 전임 트럼프 행정부 때와는 달리 북한을 달래기 위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줄이거나 연기하진 않을 것이란 사실입니다. 그와 함께 문재인 정부가 중시하는 남북 경협에 대해 일정 정도 배려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저명한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 22일 공개한 한-미 동맹에 대한 보고서 ‘한반도에 대한 CSIS 위원회-한미동맹을 위한 제언’이 두번째 자료이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2000년 이후 다섯 번에 걸쳐 미-일 동맹에 대한 제언집을 발표하였는데 이 제언집을 주도한 인물이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 국무부 부장관과 조셉 나이 하버드대 특별공로교수 등 2명이기에 이 보고서엔 ‘아미티지-나이 보고서’란 이름이 붙었다. 한-미 동맹에 대한 제언을 담은 이번 보고서의 좌장은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소장과 나이 특별공로교수 두명, 이 보고서엔 ‘햄리-나이 보고서’란 별칭이 붙었다. 미국의 외교정책은 한두사람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정부 당국자와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등 저명한 싱크탱크의 끊임 없는 토론과 소통 과정을 통해 만들어져 간다. 이 때문에 이 보고서에 담긴 대북 정책에 대한 조언이 이번 재검토 결과에도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생각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한-미 동맹에 대한 보고서의 좌장은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소장과 나이 교수 두사람이 작성한 보고서로, 햄리-나이 보고서는 북한이 20~30개의 핵탄두와 핵탄두 수십개를 더 만들 수 있는 핵분열성 물질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밝히면서 북한을 다루는데 ‘완벽한 접근법’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으로 시작을 한다. 북한에 대해 환상은 없다는 백악관과 같은 의견으로 이 보고서는 7가지의 제안을 제시를 한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달성하는 게 단기적으로는 어려워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 목표를 포기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미국이 CVID를 포기하는 순간, 그동안 아슬아슬하게 지탱해 온 세계적인 비확산 체제가 무너지고, 장기적으로는 한•일의 핵 무장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재무장은 중국의 핵무력 증강을 불러올 게 뻔하다. 동북아시아에 핵경쟁이 시작되는 것으로 위험하다. 미국 입장에선 반드시 막아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한-일 양국과의 긴밀한 협조가 시급하다.
비핵화의 ‘단기 목표’로 북한 핵 프로그램의 성장을 막는데 집중할 것을 강조하였다. 즉, 비핵화의 첫 목표를 ‘동결’로 삼자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영변과 그 주변의 플루토늄 생산과 우라늄 농축의 ‘동결’을 출발점으로 하는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하며, 이 로드맵에는 돌이킬 수 없는 (핵 시설의) 불능화와 해체를 이끌어 내는 다음 단계 협상을 위해 북-미 간 관계 정상화를 위한 전망, 실험 금지, 위협 감소 프로그램, 평화 체제 등의 내용을 포함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 과정에서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제재와 유엔 회원국들의 독자 제재는 유지되어야 하며,
북핵뿐 아니라 북한 인권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여섯 번째는 이 과정에서 남북의 관계 개선 노력, 특히 인도적 분야의 협력을 지지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일곱 번째 강조점은 중국이다. 중국이 북한에 더 많은 압력을 넣도록 해야 한다는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보면, 전반부에 소개한 백악관 고위 당국자의 발언과 햄리-나이 보고서의 제언이 강조점만 다를 뿐 거의 같은 인식 기반 아래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미국은 북한과 CVID를 장기 목표로 대화할 것이며, 이 가운데 유엔 안보리 제재 등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또 한-일 동맹은 물론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려 들 것이다. 남북 경협과 관련해선 전반적으로 문을 열어주진 않겠지만, 인도적 분야의 협력은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사안에서 문재인 정부가 만족하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런 접근에 북한은 호응할까? 단기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북한은 21일 순항 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25일엔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를 쏘았습니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도 최근 성명을 통해 미국과 대화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도를 넘는 도발, 대륙간 탄도미사일발사나 7번째 핵실험을 감행해 2017년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되돌아갈지, 아니면 주고받기식으로 장기 대치로 나아갈지를 예측하기 힘들다. 하지만 북한이 2017년처럼 판을 뒤엎을 정도의 엄청난 도발을 할 것이라 생각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당분간은 지금 같은 저강도 도발을 이어가면서 자신들이 밝힌 ‘자력갱생’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이지만 자신들에게 유리한 대화 조건이 만들어진다면, 다시 협상 테이블에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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